만남

[만남]

 지난 1997년 7월 30일 전 왕세자비였던 다이애나가 3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뜻밖에 접한 그의 죽음에 대한 관심은 예상외로 컸었고 온 세계를 슬픔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그런데 아무도 그와 함께 있다가 죽은 한 사나이에 관해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그도 역시 억만 장자의 아들로 꽤나 귀한 사람이었는데도 말이다. 어떻게 보면 그 사람이야 말로 사람 한번 잘 못 만났다가 非命橫死(비명횡사)한 불행한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다이애나의 새애인 도디 파예드란 사람이 바로 그 인물이다. 그는 에집트 출신의 부호 모하메드 알 파예드의 아들로 41세의 촉망 받는 인물이었다. 일찍이 그는 스위스의 명문고를 졸업하고 샌드허스트 사관학교를 졸업한 수제였다. 그리고 최근에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손을 잡고 영화 [후크]를 만들어서 성공을 거둠으로 세계적인 프로듀서로 인정을 받았고 [승리의 시간들]이란 영화로 오스카상을 받는 등 영화제작자로서도 완전히 자리를 잡은 인물이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에게는 이미 모델 출신인 미모의 약혼자 켈리 피셔가 있었고 그들은 곧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다이애나를 만나면서 켈리와의 관계는 한 순간에 깨지고 말았다. 그는 이미 다이애나에게 깊이 빠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는 바로 그 다이애나와 함께 이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만약 그가 다이애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켈리와 함께 행복한 신혼의 꿈에 젖어 있었을는지도 모른다. 이렇듯 만남이란 한 인생을 온전히 바꾸어 놓을 수도 있는 인생사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필자도 이민목회를 하면서 만남의 중요성을 늘 피부로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 교회를 개척 할 당시 사람을 잘못 만나 모진 고생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교회의 중진들과 성도들을 잘 만나 아주 행복한 목회생활을 펼치고 있다. 우리는 과연 누굴 만나고 있으며 그 만남의 결과가 어떠한지를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낙엽지는 쓸쓸한 계절에 참 멋있는 만남으로 낙엽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아야 하겠기에 말이다. 그런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만남의 역사가 어디에 있는지를 우리는 신약시대의 큰 인물이었던 사도 바울에게서 찾아 볼 수 있다. 그는 다마스커스에서 상상 외의 예수님을 만나 인생이 온전히 뒤바뀌어버린 그런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만나 바울만큼 변화된 삶을 살아 간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는 일평생을 그 예수님 때문에 가장 큰 행복을 느끼며 살았고 또한 우리 모든 후세들에게 진정한 예수님과의 만남이 그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10권이 넘는 신약성경을 기록하여 남김으로서 인생의 참된 선택의 길을 제시해 주었다. 불행하게도 오늘을 살아 가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이와 같은 만남에 대한 개념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이 있다. 부부간에도 그렇고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그렇다. 그 옛날 한국 가요 가운데서 “기왕에 만났으니 잘 살아 보자구요”라는 노랫 말이 생각난다. 김세레나가 부른 노래 중의 일부분이다. 그렇다. 우리들이 기왕에 부부로 만났으면 다소간의 모자람이 있다 할지라도 만남의 결과가 아름답게 나타나도록 행복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그리고 기왕에 교회에 다니며 신앙생활을 할 바에야 주님을 똑 바로 만나 그 분으로부터 신선한 은총을 누리며 사는 지혜를 터득하여야 한다. 그런데 만나기는 만났는데 누구를 만났는지? 그리고 무엇 때문에 만났는지? 목적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게 되면 그런 만남은 아니 만남만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릇된 만남은 도디와 같이 다이애나를 만나 인생의 막을 함께 내려 버리는 엉뚱한 결과를 만드는 우를 범하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