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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일은 모릅니다

내일 일은 모릅니다

 

 

필자가 서울에서 교회의 전도사로 하나님을 섬기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청량리 근처에 있는 시립 병원의 영안실에서 이제 겨우 8살 난 어린아이의 죽음 앞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참담한 현실 앞에 서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가난한 부모는 그 어린 생명을 떠나 보내지 못해 강물처럼 눈물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어린아이의 빈소 앞에는 격에 맞지 않게 초코파이 한 박스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아이가 죽은 바로 오늘이 그 아이의 생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너무나도 초코파이를 좋아해서 생일 선물로 주려고 어제 사다 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밤에 갑자기 심하게 배가 아프다고 하더니 갑자기 하루 밤도 넘기지 못한 체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어제 그 초코파이를 아이에게 주었을 텐데... 하룻밤 사이에 이렇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느냐?”고 그 어머니는 통곡하고 또 울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란 이 한 마디가 필자의 머리를 강하게 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주인 없이 놓여 있는 초코파이를 바라보며 예배를 드리는데 그렇게 필자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도 좋아하던 초코파이를 생일 아침에 주어 실컷 먹게 하겠다던 엄마의 작은 소망은 이처럼 오히려 더 큰 아픔으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인생이 만물의 영장이라 일컬음 받고 세상에서 그렇게도 잘난 존재라고 자부하지만 한가지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내일”입니다. 하룻밤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 눈보라가 몹시 몰아치던 1981년 어느 주일 밤 필자는 청량리에 있는 성모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교회 전도사님의 병문안을 갔습니다. 거기에서 같은 교회 주일학교 여선생님 한 분을 만났습니다. 자정이 가깝도록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일 교회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서로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그 이튿날 새벽 6시에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꿈인가? 하고 재차 확인하고 또 확인해 보았지만 틀림없이 어제 밤에 병원에서 만났던 그 분이었습니다. 저와 같이 해어진 후 집으로 가다가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뇌진탕으로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제 겨우 꽃같이 아름다운 27살의 젊은 나이에 말입니다. 그 날 이후 저는 한가지 분명한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내일을 모르고 사는 존재”라고 말입니다. 과연 그렇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아직 도래하지도 않은 내일 일에 매달려서 고민하고 염려하며 보내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내일이라는 날에 이루어 질 성공을 앞서 내다보며 오늘을 거만하고 어리석게 살아갈 때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한가지로 이 모든 삶의 자세는 참으로 어리석은 것입니다. 자고로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하겠습니다. 내일은 우리들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일 일 때문에 오늘을 걱정하지 말고 내일에 잘 될 일 때문에 오늘 거만하고 교만하지도 말아야 하겠습니다. 오늘밤에 우리들의 삶에 극단적으로 어떠한 변화가 닥칠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실례로 최근에 미국을 비롯한 한국의 주식시장에 불어닥친 불황만 생각해 보아도 과연 사람의 사는 날에 하루라는 시간 속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한 순간에 얼마나 많은 재산을 잃고 가슴아파 하는 사람들이 많겠습니까? 이제 1년의 돌이 다가오고 있는 9.11 테러 사건과 그 희생자들을 생각해 보아도 그렇습니다. 한 순간에 2,819명이란 참으로 충격적인 희생자를 낸 쌍둥이 빌딩을 돌이켜 보면 우리 인생의 내일은 그 누구에게도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예수님께서도 분명히 말씀해 주시기를, “너희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고 하셨고, 또한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고도 하셨습니다. 결국 인생이란 오늘이 모여서 구슬처럼 엮어져 한 평생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이라는 우리 앞에 있는 이 소중한 시간을 선용하고 바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내일은 다만 기대와 소망 가운데 바라보고 기다리는 희망의 대상으로만 존재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이 힘들고 어려울 때, 내일이면 즐겁고 기쁜 날이 될 것이라고 바라면서 오늘을 인내하고 견디는 버팀목으로서의 존재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일 잘 먹으려고 오늘 굶지 말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 하겠다고 미루지도 말아야 하겠습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지금이라는 오늘의 소중한 날에 사랑을 표현하십시다. 해 놓아야 할 일이 있다면 지금이라는 오늘에 부지런히 해 두십시다. 신세지고 도움 받은 공을 갚아야 할 빚이 있다면 생명이 존재하고 있는 오늘이라는 시간에 갚아 드리도록 하십시다. 불행하게도 우리들에게 내일은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후회 없는 삶! 이것보다 값진 인생은 없습니다. 내일에 미루지 않고 오늘이라는 이 소중한 시간에 모든 일들을 생의 마지막 날처럼 여기고 그렇게 성실하게 살 때 비로소 우리들의 인생은 뒤돌아 보고 후회하지 않는 그리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삶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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