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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You are here: Home 말씀과예배 목사님 칼럼 고정관념

고정관념

고정관념

 

성큼 우리 앞에 2003년 새해가 밝아 왔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새해가 되면 많은 일들이 새롭게 다가 올 것처럼 기대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음을 오래지 않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기대하고 또 포기했던 세월들이 우리 앞에 나이만큼 수북히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요? 한가지 사실,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새해가 되었다고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12월 31일이나 1월 1일은 전혀 다른 날이 아닙니다. 똑 같은 날일뿐입니다. 문제는 바로 우리들 자신입니다. 날이 우리들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이 날을 바꾼다는 사실이지요. 그러므로 새해를 맞아 우리들이 정녕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싶다면 우리들의 마음과 가치관을 먼저 바꾸어야 합니다. 그것을 다른 말로 하면 바로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입니다. 작년 3월에 몽골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3월인데도 그곳의 날씨는 한겨울이었습니다. 길에는 얼어붙은 얼음과 눈이 가득히 쌓여 있었고 뺨을 스치는 바람은 아직도 차갑고 매서웠습니다. 민박을 하였는데 그 집도 그렇게 따뜻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긴 여행에 피곤한 몸을 씻기 위해 목욕실에 들어갔는데 더운물을 틀어 놓고 양치를 하며 아무리 기다려도 끝내 더운물은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얼음같이 찬물로는 도저히 샤워를 할 수 없어 간신히 시린 이빨을 참으려 양치를 하고 얼어 터질 것처럼 차가운 물에 손과 발을 씻은 다음 목욕실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이 집에는 더운물이 나오지 않는가 보다 하고 말입니다. 사흘을 그 집에서 머무는 동안 단 한번도 샤워를 하지 못하고 양치를 할 때마다 시린 이빨을 이기느라 무진 애를 써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 집에서 떠나려는 아침 우연찮게 두 개의 수도꼭지 중에서 오른 쪽 꼭지를 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습관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은 바로 오른쪽 수도꼭지에서 더운물이 나왔기에 고정관념에 젖어 오른 쪽은 아예 틀어 볼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몽골을 더운물이 나오는 꼭지와 찬물이 나오는 꼭지가 미국과 반대로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따뜻한 물이 나오는데도 얼음처럼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고 손발을 씻으며 고생을 하면서 샤워 한번을 하지 못했던 지난 시간이 야속할 뿐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고정관념이 주는 폐해였던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와 같은 고정관념 때문에 생활 속에서 얼마나 많은 피해를 보게 되는지 모릅니다. 며칠 전에도 한국에서 오신 유학생 어머니를 통해 이와 같은 고정관념의 그릇된 역사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유학생 어머니는 자기 아들의 운전 습관에 대해 무척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레인 체인지를 할 때마다 아들이 뒤를 휙휙 돌아보니 그러다가 사고라도 내면 어떻게 하나 하고 여간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는 아들을 향해 “넌 운전할 때 빽미러를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해, 넌 언제나 레인 체인지를 할 때마다 뒤를 보려고 몸을 돌리니 큰 일이야, 그러다 앞차를 받는 사고라도 내면 어떻게 하려고?” 하면서 야단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조용히 일러 드렸습니다. 이곳 미국에서는 그렇게 몸을 돌려 옆과 뒤를 확인하지 않으면 오히려 운전 면허를 받을 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눈동자로 빽미러만 살짝 보고 레인 체인지를 하게 되면 차가 크기 때문에 옆 차나 뒷 차를 보지 못해 오히려 사고를 내게 된다고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한국에서 운전하던 습관과 미국에서 운전하는 습관의 엄청난 차이인 것입니다. 한국적 사고와 고정관념에 젖어 있던 어머니는 그제서야 아들이 왜 그렇게 운전하였는가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갖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들이 진정 변화된 아름다운 삶을 기대한다면 이와 같은 고정관념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물과 사람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주관적이고 편협적인 사고에서 해방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변화된 새해의 꿈을 이룰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해 가고 있는데 한국에서 살던 때의 고정관념과 우리들이 어릴 때의 사고에 깊이 사로잡혀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되면 남은 고사하고 자기 자식들에게까지도 소외되는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숱하게 많은 우리들의 이웃들을 바라보면서 밝게 다가온 새해에는 이와 같은 고정관념부터 깨뜨리는 용기가 필요하겠다는 간절한 바램에서 주제 넘는 것 같지만 감히 부탁을 드려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공은 용기 있는 사람들의 것이 되고 실패는 자기 속에 갇힌 소극적인 사람들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훌훌 옛 사람과 옛 습관을 벗어버리고 자기만의 새로운 삶의 변화를 추구하여 올해가 다 저물었을 때는 자랑할 만한 놀라운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그런 멋진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모쪼록 밝아 온 복된 새해에 하나님의 풍성하신 은총과 만복을 누리시게 되기를 좋으신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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